철새들이 노닐다 가는 곳,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와 유부도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500014
분야 지리/동식물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남도 서천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양종국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9년 12월 2일연표보기 - 서천갯벌 람사르 습지 지정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0년 -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 금강 8경 중 1경으로 선정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8년 7월 20일 -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 서천 9경 중 7경으로 선정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21년 7월 26일연표보기 - 서천갯벌 ‘서해안 갯벌’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

[정의]

금강 8경 중 1경이자 서천 9경 중 7경으로 선정된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와 희귀 철새들의 낙원 유부도에 관한 이야기.

[서천의 탐조 포인트]

충청남도 서천군의 금강 하구는 금강이 긴 여행을 끝내고 서해 바다에 이르는 곳이자, 200리[78.6㎞]에 이르는 서천의 해안이 시작되는 곳이다. 서천군의 금강 하구는 백제 시대 기벌포처럼 일찍부터 사람들에게는 해양 교통로의 요지였고, 동물들에게는 강과 바다를 오가는 생태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 영향을 주고받는 기수 지역이었던 금강 하구는 1990년 금강 하굿둑 완공으로 금강 하구의 물이 담수화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금강 하굿둑으로 인하여 바닷물은 밀물 때에도 금강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금강물은 썰물 때에도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못한 채 흐름을 차단당하여 금강 하구에는 거대한 담수 호수인 금강호가 출현하였다. 금강 하구 생태 환경의 변화는 금강 하구에서 살아가는 새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넓은 담수호가 있는 금강 하구는 그러한 환경을 좋아하는 새들이 찾아와 노닐다 가는 곳이 되었고, 어느 사이에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의 탐조 여행지 중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금강금강 주변의 드넓은 농경지 및 바닷가, 섬의 염습지와 갯벌 등 서천군 곳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관찰된다. 새들이 관찰되는 장소 가운데 육지에서는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 바다에서는 유부도가 수많은 철새들과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철새들까지 만날 수 있는 지역으로 밝혀지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 조류학자들과 탐조인들도 철새들의 웅장한 날갯짓이 펼쳐지는 진귀한 모습을 직접 방문하여 관찰할 수 있기를 꿈꾼다.

[금강호의 가창오리 군무]

금강 하구 담수 호수인 금강호가 서천과 군산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보니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의 대상 지역은 사실상 매우 넓다. 서천군 마서면화양면한산면, 그리고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나포면과 성산면의 금강호 주변 일대가 모두 범위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금강 하굿둑 일대 농경지에 떨어지는 새들의 먹이인 낙곡, 또 새들의 쉼터인 갈대밭과 넓은 호수의 수초 및 물고기들은 다양한 종류의 많은 새들을 불러들인다.

참새, 까치, 까마귀, 왜가리, 백로, 갈매기, 민물가마우지, 논병아리, 수리부엉이, 매 등의 텃새와 고니, 기러기, 오리, 도요새, 물떼새 등의 철새를 비롯하여 텃새와 철새,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독수리, 흰꼬리수리, 물수리 등의 맹금류 등 금강 하구에 서식하는 새들은 약 120여 종이 된다.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탐조 여행지 중 하나로 만든 일등공신은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이다.

가창오리는 거의 바다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낮에는 금강호에서 수십만 마리가 대규모로 무리를 이루어 쉬다가 저녁이 되면 주변 농경지로 옮겨 가서 먹이 활동을 한다. 가창오리들이 먹이 활동을 마치고 금강호로 돌아오는 이른 아침과 먹이 활동을 하러 금강호를 떠나는 늦은 저녁, 새벽 여명과 석양에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가 일제히 하늘로 솟구치며 펼쳐 보이는 웅장하고 현란한 날갯짓의 물결은 보는 이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가창오리의 황홀한 군무는 겨울철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가창오리는 오리류 중에서는 체구가 작은 소형종이다. 가창오리 암컷은 수수한 갈색을 띠는 반면, 수컷은 앞가슴은 황갈색, 옆면은 청회색, 아래 꼬리덮깃은 검은색으로 몸 전체가 화려한 색상을 띠고 있다, 특히 수컷의 얼굴에는 노란색, 녹색, 검은색의 독특한 태극 모양의 무늬가 있어 마치 화장을 한 듯 화려하게 보인다. 이처럼 화려한 무늬 때문에 가창(街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가창오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Red List]에 취약종[VU]으로 분류되어 있고,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도 등재되어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98년 가창오리를 멸종 위기 야생 생물 Ⅱ급으로 지정하였다가, 개체 수가 많다는 이유로 2012년 해제시켰다. 매년 겨울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가창오리는 최소 20만 마리에서 최대 100만 마리로 추산하고 있다. 전 세계 생존 개체 수의 약 95%에 달하는 엄청난 비율이라고 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가창오리가 매년 겨울 한반도 남쪽으로 몰려오다 보니 우리는 가창오리를 별로 귀하지 않은 흔한 새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월동 시기 군집성이 강하여 대집단을 이루는 가창오리들에게 조류 독감과 같은 질병이라도 퍼지면 이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이유로 가창오리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다면 이것은 곧 가창오리의 멸종이라는 세계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가창오리들의 군무에 환호만 할 것이 아니라 가창오리들이 무사히 월동을 마친 뒤 북쪽의 번식지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보호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강 1경이자 서천 7경 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

서천군은 가창오리를 비롯한 많은 철새들이 머물다 가는 금강호의 마서면 강가에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을 건립하여 관람객들에게 조류 생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강의 강가를 따라서 조성된 금강생태공원에는 조류 관찰대가 강변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조류와 관련된 각종 상징물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금강생태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전시된 여러 작품과 금강호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며 안전하게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금강하구 철새 도래지는 2010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금강 8경 중에서 1경, 그리고 2018년 서천군이 선정한 서천 9경 중에서 7경으로 선정되었다. 금강생태공원 안에는 ‘금강 1경 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라는 글귀가 새겨진 커다란 표지석도 세워져 있다.

참고로 금강 8경 중 1경은 서천과 군산의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 2경은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과 나루터, 3경은 강경 옥녀봉과 팔괘정, 4경은 부여 낙화암과 구드래나루, 5경은 부여와 청양을 잇는 백제보와 왕진나루, 6경은 공주 곰나루와 공주보, 7경은 세종시 세종보, 8경은 세종시 합강정이다. 2018년 7월 20일 최종 선정된 서천 9경 중 1경은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과 해돋이, 2경은 신성리 갈대밭, 3경은 한산모시마을, 4경은 문헌서원, 5경은 춘장대해수욕장, 6경은 국립생태원국립해양생물자원관, 7경은 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 8경은 장항 송림산림욕장스카이워크, 9경은 유부도와 서천갯벌이다.

[서천 9경 유부도와 서천갯벌]

서천군 내에서 탐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내륙 쪽에 가창오리 떼의 군무가 펼쳐지는 금강 하굿둑 철새 도래지가 있다면 바다 쪽에는 희귀 조류를 비롯한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이동 시기에 기착지나 월동지로 이용하는 바다 위의 섬 유부도유부도와 가까운 서천 바닷가의 갯벌, 즉 서천갯벌이 있다. 유부도와 서천갯벌에서는 여러 종류의 도요·물떼새나 저어새, 갈매기, 혹부리오리 등이 무리 지어 비상하는 모습과 함께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 서천 9경 중 마지막 9경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예로부터 유배지로 이용되어 왔다는 유부도금강 하구와 연결선상에 있는 서천 앞바다의 작은 섬이다. 임진왜란 때 섬으로 피난을 온 아버지와 아들 중 아버지가 머물던 섬을 ‘유부도’, 아들이 살던 섬을 ‘유자도’라고 부른 데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서천군에 소재한 섬 총 15개 가운데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有人島)는 유부도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이다. 유부도보다 더 먼 바다에 있는 죽도, 개야도, 연도, 어청도 등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행정 구역상 군산시 옥도면에 속하여 있어 서천군과는 관계가 없다.

2023년 현재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에 속하여 있는 유부도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80여 명 정도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35가구 정도에 50여 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항 도선장에서 약 12㎞ 떨어져 있어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나, 작은 섬이라서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은 없다. 유부도에 가려면 개인적으로 배편을 알아보아야 한다.

그런데 유부도가 서천군에 속하여 있다고 하여도 거리는 서천 쪽보다 군산 쪽에서 훨씬 가까워 1.5㎞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군산항에서는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그래서 배를 가진 선장들은 군산 쪽 부두에 대어 놓은 배에 사람들을 태우고 유부도를 오가곤 한다. 서천갯벌의 새를 관찰하는 탐조인들 역시 유부도에 들어가려면 군산 쪽으로 가서 배를 이용하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도요새와 물떼새들의 낙원 유부도]

유부도에는 약 100여 종의 철새들이 찾아와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새 중에서는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과 같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 목록에 등재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 13종이나 발견되었고, 저어새와 같은 우리나라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이 16종, 황조롱이 등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 9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부도의 희귀 철새들을 보기 위하여 탐조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이나 조류학자들이 유부도를 찾는 시기는 주로 도요·물떼새들의 이동기인 봄과 가을 및 월동기인 겨울이다. 유부도의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은 전 세계 9대 철새 이동 경로 및 핵심 3대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 East-Asia Australian Flyway]상의 중요한 기착지로서 봄과 가을이면 도요·물떼새 종류의 수많은 이동성 물새, 즉 철새들이 찾아와 휴식과 먹이 활동을 하며 탐조인들을 유혹하다가 다시 각자의 번식지나 월동지로 떠난다.

유부도를 찾아오는 철새들 가운데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넓적부리도요청다리도요사촌 같은 희귀 조류도 섞여 있다 보니, 평소 보기 힘든 귀한 새들을 보기 위하여 유부도를 찾는 탐조인들의 발길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유부도는 작은 섬이므로 어느 정도 노력만 하면 다른 곳에서보다 귀한 새들을 만나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에는 최소 3,000마리에서 최대 5,000마리 정도의 검은머리물떼새들이 유부도유부도 인근의 서천갯벌을 월동지로 이용한다. 검은머리물떼새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Ⅱ급이며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이자 서천군의 군조(郡鳥)이기도 하다. 전 세계 개체 수가 1만 마리 정도로 추산되는 검은머리물떼새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에서만 서식하는 매우 귀한 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도요들 역시 많은 수가 유부도유부도 인근의 서천갯벌에서 월동을 한다. 봄과 가을에는 수만 마리 도요·물떼새들의 군무를 구경하며 카메라에 담거나 넓적부리도요청다리도요사촌 같은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 새를 만나기 위하여, 또 겨울에는 검은머리물떼새와 마도요들이 펼치는 칼바람 속의 날갯짓 향연을 보기 위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유부도로 향하고 있다.

[람사르 등록 습지,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서천군의 해안 지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갯벌이 넓게 발달하여 있다. 금강 하구와 가까운 유부도 주변도 금강에서 흘러 내려온 영양분 많은 토사가 쌓여 철새들이 좋아하는 넓은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유부도와 인접하여 있는 군산 쪽의 해안은 서천 바닷가와 비교하면 갯벌이 매우 빈약한 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배를 타고 군산과 유부도를 왕래하지만 갯벌에서 쉬며 먹이를 찾는 날개 달린 새들은 유부도와 서천 바닷가의 갯벌을 오가며 생활을 한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옥남리 바닷가에 연이어 펼쳐져 있는 송림갯벌, 솔리갯벌, 백사갯벌 등 유부도와 가까운 육지 쪽의 서천갯벌에서도 유부도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많은 새들이 관찰된다. 희귀한 넓적부리도요유부도가 아니라 옥남리의 옥남방조제가 있는 솔리갯벌에서 발견하고 사진 찍었다고 자랑하는 행운아도 있는 것으로 보아 유부도넓적부리도요솔리갯벌까지 날아온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새들의 입장에서 보면 유부도와 육지 쪽의 서천갯벌은 필요할 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하나의 삶의 터전인 셈이다. 다시 말하자면 유부도와 서천갯벌, 두 지역은 생태 환경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부도를 서천갯벌에 외로이 떠 있는 섬이라고 낭만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유부도와 서천갯벌의 자연 생태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 구역상으로도 유부도는 서천군에 속하여 있으므로, 섬과 육지라는 차이는 있지만 유부도의 갯벌 역시 서천갯벌에 포함시켜도 문제될 것은 없다.

지형·지질학적인 보존 가치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 희귀 조류 등 수많은 철새들의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주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인정받은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군 일대의 갯벌은 2009년 12월 2일 람사르 습지에 등록되었다. 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람사르 등록 습지는 1997년 3월 28일 처음 등록된 강원도 인제군의 ‘대왕산 용늪’부터 2021년 5월 21일 등록된 경기도 고양시의 ‘장항습지’까지 총 24곳인데, 유부도 갯벌을 포함하는 서천갯벌은 우리나라에서는 13번째로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되었다.

유부도 갯벌을 포함한 서천갯벌은 2021년 7월 26일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때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등재된 우리나라 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다.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청남도]-고창갯벌[전북특별자치도]-신안갯벌[전북특별자치도]-보성·순천갯벌[전라남도] 등 5개 지방 자지 단체에 걸쳐 있는 연속 유산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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