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501002 |
---|---|
한자 | 民俗 |
영어공식명칭 | Folklor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성복 |
[정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의 민간에서 예부터 전승되어 오는 생활 문화와 풍속.
[개설]
민속은 민중에 의하여 역사적·전통적으로 전승되어 오는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뜻한다. 그것은 상층 문화에 대비되는 기층 문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전통 시대의 민속은 마을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연환경과 역사에 적응하면서 세대 간에 전승하여 온 신앙, 관습, 풍속, 전통 지식 등 생활 문화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민속은 삶의 토대인 생업 환경과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다. 바다와 인접한 충청남도 서천군의 민속은 농경 문화와 어로 문화가 두루 용해되어 한층 다양한 양태로 존재한다. 지난날 모시의 대명사였던 저산팔읍 모시짜기, 서해안 어로 문화의 큰 흐름을 형성하는 비인만 독살과 마량리 당제는 서천 지역 민속의 좋은 본보기이다. 여기에서는 민속의 주요 범주를 구성하는 민간 신앙과 세시 풍속을 중심으로 서천의 민속을 살펴보고자 한다.
[민간 신앙]
서천의 민간 신앙은 크게 마을 신앙, 가정 신앙, 무속 신앙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마을 신앙은 수호신으로 좌정한 신령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공동체의 안녕과 풍농·풍어를 기원하는 의례이다. 서천의 마을 신앙은 상당(上堂)과 하당(下堂)이 이중 구조를 이룬다. 상당은 마을 뒤편 당산이나 산제당에 모신 최고의 신격이다. 하당은 마을 입구나 정주 공간 내에 모신 신령으로, 마을에 따라 장승, 탑, 신목, 미륵, 샘 등이 복합 양상을 이룬다. 서천 지역에서는 정월 초 또는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먼저 상당에 제를 지내고 내려와 하당제를 베푸는 유형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유형은 충청도 지역 마을 신앙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정 신앙은 집 안에 모신 가신(家神)에 대한 의례이다. 집 안의 곳곳에는 가신이 있어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여겨진다. 서천 지역에서 전승되는 대표적인 가신은 성주, 당산[터주], 칠성 등이다. 성주는 집안의 대주(大主)를 돌보아 주는 신이고, 당산은 장독대 뒤에 좌정하여 집터와 재복을 맡아보는 신이며, 칠성은 장수와 아기 점지를 관장하는 신령으로 여겨진다. 가신을 모신 집에서는 해마다 정월에 정월고사를 올리고, 법사를 불러 안택(安宅)을 하기도 한다.
어로 신앙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출어를 앞둔 어선이 뱃길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뱃고사, 어장을 운영하는 어민들이 베푸는 덤장고사와 독살고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서천의 무속은 충청도 특유의 앉은굿 독경(讀經)이 핵심이다. 독경으로 가택의 안녕을 축원하거나, 귀신을 쫓아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다. 법사에 의하여 전개되는 앉은굿은 큰굿[큰 경]과 작은굿[작은 경]이 있다. 큰굿은 여러 명의 법사가 들어가야 이루어지는 굿이며 여러 날에 걸쳐 행하는 미친경, 병경(病經)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작은굿은 집안의 안택굿 등 법사 한 명이 하룻저녁에 행사는 굿을 일컫는다.
[세시 풍속]
세시 풍속은 정월부터 섣달그믐까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의례이다.
새해의 시작인 정월 초하루에는 차례, 성묘, 세배, 성주위하기, 첫물뜨기 등이 있다. 정초에는 한 해 신수와 토정비결을 보고 정월고사, 홍수[橫數]매기, 안택 등을 행한다. 정월 대보름은 제액초복, 풍농·풍어와 관련된 의례가 중심이다. 2월은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달이다. 2월 초하룻날은 바람의 세기를 보고 풍흉을 점친다. 농가에서는 고약한 냄새를 피우는 노래기를 쫓고 콩을 볶아 먹는 풍속이 있다. 3월은 삼짇날에 처음 목격한 동물을 보고 점을 치는 습속이 있다. 또 당산나무 잎이 피어나면 그 상태를 보고 모심는 시기를 예측하기도 한다. 이 시기 각 가정에서는 화전(花煎)을 부쳐 먹으며 미각을 돋우고 진달래술을 담근다. 4월은 초파일이 있다.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인 초파일은 사찰을 찾아 불공을 드린다. 한식에는 묘소를 손질하고 차례를 지내는데, 한식은 양력으로 4월이다. 5월 단오는 연중 명절의 하나이다. 여자들은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상추에 내린 이슬을 받아서 분에 개어 바른다. 6월은 두레의 논매기가 시작된다. 민간에서는 익모초즙먹기, 밀국수먹기, 개떡먹기, 복달임 등이 전승된다.
7월은 ‘어정칠월’이라 한다. 농부들의 명절인 칠석과 백중이 있다. 칠석에는 칠성신에게 고사를 지낸다. 백중은 머슴들의 생일로 불리며, 머슴을 부리는 집에서는 닭을 잡아 대접하고 용돈을 주어 하루를 놀게 하였다. 8월은 모시 짜기가 절정을 이룬다. 각 마을의 처녀들은 모시방에 모여 함께 베를 짜고, 부녀자들은 모시두레나 품앗이로 길쌈을 하였다. 한가위 무렵에는 서천 특유의 ‘서천 남산놀이’ 풍속이 전승되었다. 10월은 농가에서 한 해 농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을떡을 쪄서 성주를 비롯한 가신들을 위하고 나서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11월은 노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고, 애동지에는 시루떡을 쪄 먹는다. 섣달그믐에는 집 안의 곳곳에 불을 밝힌다. 이른바 ‘수세(守歲)’이다. 꾼 돈이나 빌린 물건 따위는 섣달그믐 이전에 반드시 돌려주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