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소나무가 만나는 보랏빛 향연, 장항 송림 맥문동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500021
분야 지리/동식물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유승광

[정의]

충청남도 서천군의 장항 송림 맥문동에 대한 이야기.

[개설]

서천군 장항 송림은 사계절 내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관객들로 활기를 띠는 곳이다. 장항송림산림욕장에 식재된 70년생 곰솔[해송] 약 1,200본과 곰솔 아래 심어진 보랏빛 맥문동 꽃이 서해와 어우러져 바다, 하늘, 꽃을 동시에 감상하며 걷기 좋은 명소이기 때문이다. 장항송림산림욕장장항읍 송림리의 백사장과 해송 숲 일대를 가리키며 ‘장항솔숲’이라고도 불린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2019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자연 휴양림에 지정되었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의 역사]

1. 최초의 동북아시아 국제 전쟁터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앞으로 펼쳐진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 ‘서천갯벌’이다. 서천갯벌이 펼쳐진 금강 하구는 7세기 동북아시아 패권을 놓고 격전을 벌인 기벌포 유역이다. 제1차 기벌포전투는 660년 7월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백제의 사비성을 함락시키기 위한 전쟁이다. 백강전투라고도 하는 제2차 기벌포전투는 663년 동북아시아 최초로 일어난 국제 전쟁이다. 수세에 몰린 백제 부흥군을 지원하기 위하여 왜의 구원병 2만 7000명이 파견되었다. 이때 나당 연합군과 제왜 연합군이 신라의 백강(白江), 지금의 금강 하구에서 벌인 전투가 백강전투이다. 7세기 동북아시아 패권 다툼의 전쟁터가 바로 장항송림산림욕장 앞바다 갯벌로 지역민들은 믿고 있다. 약간의 이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백강은 지금의 금강이고, 금강 하구는 기벌포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 고려 말 두영철의 유배지

고려 말 평장사 두영철(杜英哲)[?~?]이 장암진[현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에 유배를 왔다. 장암진에 유배 온 두영철이 장항 송림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한 것이 유래가 되어 음력 4월 20일 모래의 날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음력 4월 20일이 되면 장항 각지에서 모래찜질을 하기 위해서 장항 송림으로 몰려 들었다. 자기 몸 길이 만큼 삽으로 모래를 파 낸 다음 모래 속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모래로 들어간 사람을 덮어 주었다.

모래찜질을 하면 신경통, 관절염이나 기타 질병이 다 나았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 음력 4월 20일 모래의 날에는 장항 시내에서 모래찜질하는 곳까지 걸어서 오는 사람과 택시를 타고 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모래찜질이 인기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자 인근 송림리[장항읍] 주민과 장암리 주민들은 미역국을 팔고 자릿세를 받아 한몫 챙기던 시절도 있었다.

3. 1954년 장항농고 5회, 6회 학생들의 소나무 심기가 송림을 만들다

장항솔숲은 바닷가 모래 날림과 바람으로부터 당시 장항농업고등학교[현 장항공업고등학교]와 주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하여 1954년 장항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약 2년생 소나무 묘목을 식재하여 조성하였다. 지금은 70년생 곰솔 약 1,200본과 곰솔 아래에 자라고 있는 맥문동 등 초화류가 서해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생태 공간을 이루고 있는 명소가 되었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과 맥문동]

맥문동은 백합과의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이며 서해안을 비롯한 중부 이남의 산지에 분포한다. 맥문동은 숲 가장자리나 숲속의 반 그늘에 자생하며 공원이나 도로변의 화단에 심어 관상하고 약용으로도 쓴다. 맥문동 꽃은 6~7월에 연한 자주색 보랏빛 꽃이 핀다. 가을에 검게 익은 둥근 열매를 맺는다. 경기도 출신 시인 권혁춘이 지은 「맥문동」이라는 시가 장항송림산림욕장 내에 건립된 시비에 새겨져 있다. 「맥문동」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여름날/ 매미 울면/ 긴 꽃대 마디마다/ 귀를 달고 울음 귀 동냥한다// 여름 끝과 함께/ 매미 소리 끝나면/ 소리마다 흑진주가 된/ 구슬 걸어/ 꽃으로 피워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드리우는 맥문동, // 땡볕/ 소나기/ 천둥/ 여름을 여름답게 산 삶으로 맞는/ 가을의 섭리를 배운다/ 맥문동에게

권혁춘 시인은 「맥문동」에서 맥문동의 씨앗을 꽃으로 피워 낼 수 없는 구슬이라고 하였지만 사실 장항송림산림욕장의 맥문동은 땡볕, 소나기, 천둥과 함께 산 인고의 시간 덕분에 여름을 여름답게 산 흔적으로 보랏빛 맥문동 꽃으로 천지를 수놓는다. 맥문동 꽃의 보랏빛에 매료된 사람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이웃끼리 손에 손을 잡고 장항송림산림욕장을 찾는다.

[보랏빛 꽃길, 서해랑길]

장항송림산림욕장에 조성된 맥문동 보랏빛 꽃길은 서해랑길의 일부이다. 서해랑길은 전라남도 해남에서 인천광역시 강화까지 서해안에 인접한 31개 시군의 109개 걷기 길 1800여 ㎞ 구간을 연결한 국내 최장 걷기 길이다. 서쪽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의미로 대국민 공모를 거쳐 ‘서해랑길’이라는 명칭으로 확정하였다. 코리아 둘레길 사업 중 2018년 개통된 해파랑길과 2020년에 개통된 남파랑길에 이어 마지막으로 2022년 6월 22일 개통되었다. 충청남도 구간은 서천군 장항 도선장에서 아산과 평택 경계까지 56~84코스의 29개 코스에 길이 460여㎞에 이른다. 느리게 걸어도 괜찮은 서해랑의 일부인 장항송림산림욕장을 길어 보자. 나와 함께 대화하자는 많은 소나무들과 가슴을 뻥 뚫어 주는 갯벌의 위대함이 기다리고 있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주변의 볼거리]

1. 기벌포해전전망대[장항스카이워크]

7세기 동북아 최초의 국제 전쟁터 기벌포를 기념하기 위하여 장항송림산림욕장에 조성된 장항스카이워크 전망대의 명칭을 기벌포해전전망대라고 명명하였다. 7세기 한반도의 긴장 관계는 신라와 당, 백제와 왜의 연합 전선으로 각축전을 전개하면서 한반도 대전환의 통일 시대를 열게 되었다. 기벌포해전전망대의 설명문에는 7세기 최초의 동북아시아 국제 전쟁을 거울 삼아 남한, 북한, 일본, 중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21세기 동북아시아 전쟁과 분열을 종식하는 ‘기벌포 평화 선언’을 하자는 원대한 꿈이 새겨져 있다.

남한, 북한, 일본, 중국 4개국 정상이 장항송림산림욕장에서 보랏빛 맥문동 꽃길을 걷는 모습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상징이 아니겠는가? 보랏빛 맥문동 꽃이 활짝 핀 어느 날 ‘기벌포 평화 선언’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벌포해전전망대를 올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 기벌포해전전망대 아래 펼쳐진 바다와 눈을 돌리면 솟아 있는 소나무 봉우리는 보랏빛 맥문동 숲길과 더불어 눈을 호강시킬 것이다.

2.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서천군민의 염원으로 1987년 지정된 장항국가산업단지의 조성 사업이 2006년 중단되면서 국립생태원,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와 함께 3대 대안 사업 중 하나로 2015년 개관하였다. 고래를 형상화한 건물 외관이 특이한 국가해양생물자원관은 바다에 사는 작은 미생물부터 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양 생물 전문 박물관이다. 지구 생물의 80%는 바다에 산다. 그러나 우리는 1%만 알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나머지지 99%를 위하여 연구한다. 또한 해양 생물 주권 확보를 통한 해양 바이오 글로벌 연구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교육, 전시, 연구를 목적으로 건립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 생태 교육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3. 송림동화

서천군이 장항송림산림욕장 내에 건립한 송림동화(松林同化)는 송림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자연과 함께 동화되는’ 이라는 의미를 담은 송림동화는 2024년 10월 25일 개관하였다. 송림동화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오감 만족 전시실을 비롯하여 최대 150명 규모의 세미나와 연회가 가능한 다목적 프로그램실, 소회의실, 카페 등으로 구성되었다. 송림동화 내 카페에서는 커피와 음료 등을 판매하며 서천군이 제작 지원한 홍보 물품과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4. 서천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을 위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천군청소년수련관 앞에는 서천유스호스텔이 있다. 서천군청소년수련관은 바닷가 소나무 숲 뒤에 있어 오토캠핑장과 펜션들이 다수 들어서 있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서천군청소년수련관은 다양한 진로 체험과 수련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청소년에게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다. 또한 서천유스호스텔은 장항성일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의 일환으로 건축하였다. 서천유스호스텔은 서천을 찾는 세계 여행객들과 청소년들에게 서천을 알리고 추억을 선사하는 유렵형 수준의 숙박 시설이자 복합 청소년 교류 공간이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과 맥문동 활용]

서천군과 한국환경공단에서 장항송림자연휴양림에 식재한 맥문동 꽃을 보기 위한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여 연간 100만 명이 방문하는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야외 무대에서는 각종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2020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남지회가 주최한 민족예술제를 비롯하여 2021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남지회 서천지부가 주최한 서천민족예술제, 2022년 한국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충남지회가 주관한 정태춘 부부 초대 음악회 등이 개최되었고, 이외에도 맥문동 꽃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각종 전시 및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서천군은 2003년 보랏빛 맥문동 꽃을 감상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제1회 장항맥문동꽃축제를 개최하였다. 장항맥문동꽃축제는 장항 송림숲을 전국적인 관광지로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민의 소득 증대까지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2024년 8월 개최된 제2회 장항맥문동꽃축제는 개막식 공연, 재즈 페스타, 트롯 페스타, 힐링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 프로그램과 걷기 대회, 맥문동 체험 투어, 맥문동화(花) 브런치 파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제2회 장항맥문동꽃축제에는 약 23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였으며, 약 72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여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의 전망]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은 역사적인 공간일 뿐 아니라 힐링의 장소로 알려지며 특정 계절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바다, 하늘, 꽃을 동시에 감상하며 걷기 위하여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의 맥문동 꽃밭을 찾는 사람들의 계층도 다양화하고 있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주변에 조성된 기벌포해전전망대[장항스카이워크], 서천군청소년수련관, 서천유스호스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2024년 개관한 송림동화는 자연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의 특색 있는 스토리텔링 개발은 물론이거니와 보다 청결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주변에 위치한 각종 기관에서도 송림자연휴양림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금속으로 오염된 장항제련소 주변을 생태 복원화하여 장항송림자연휴양림과 연계한 상생과 회복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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