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500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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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홍성효 |
[정의]
충청남도 서천군의 금강 하굿둑 건설과 인구 위기에 관한 이야기.
[개설]
금강 하굿둑은 1983년 12월 착공하여, 1990년 11월 완공하였다. 길이 1,841m, 너비 51.5m, 높이 14.6m이다. 금강 하굿둑 위로는 4차로의 차도와 좌우 인도로 되어 있으며, 복선 철도가 개설될 수 있도록 하였다. 9,886㎢의 유역이 담수호로 변모하여 1억 3800만 톤의 물을 저수할 수 있다. 430㎢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익산시·김제군·군산시와 충청남도 부여군·서천군 등에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금강 하굿둑의 건설로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 간 통행이 편리하여지고, 두 지역 간 관광 자원 개발의 효과도 얻게 되었다. 군산시와 서천군은 각각 시 지역과 군 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도시 위계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중심지 이론 등에서 제기하는 바와 같이, 대형 병원, 백화점 등 정주 시설의 차이와 주택 등 주거 여건의 차이가 삶의 질 격차로 나타날 수 있다. 만일 금강 하굿둑이 없다면, 서천군에 직장이 있는 사람은 군산시에 비하여 정주 여건이 열악한 서천군에 거주하여야 한다. 그러나 금강 하굿둑 건설로 서천군 소재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군산시에 거주할 수 있어 개인의 효용이 증대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더욱 바람직할 수 있다. 발터 크리스탈러의 중심지 이론에 의하면, 개별 기업의 시장 구역은 산업 간 상이하며, 생산에서의 규모의 경제가 제품에 대한 1인당 수요에 비하여 크다면 개별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가 큰 지역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소비재나 서비스 같은 특정 재화는 상대적으로 큰 도시에서만 공급되며 이로 인하여 도시 간 정주 환경이 상이하여지고 이에 도시의 위계가 형성된다. 도시 간 위계 차이는 도시 효용의 격차를 유발하고, 두 도시 간 상반된 성장을 야기할 것이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비록 이웃하여 위치하나 금강이라는 자연적 장벽과 상이한 지역적 특색인 충청 대 호남으로 인하여 상호 교류가 제한되었다. 그러나 금강 하굿둑의 건설로 두 지역 간 왕래가 보다 수월하게 되었기 때문에 중심지 이론에 따라 두 지역이 상이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금강 하굿둑 건설 이전 서천군과 군산시 인구 비교]
서천군과 군산시 두 지역의 연도별 인구를 보면 1966년에는 서천군이 군산시를 앞섰다. 이후 서천군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군산시의 인구는 2000년대 초반까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로 말미암아,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인구 규모 측면에서 군산시가 서천군을 능가한다. 1966~2010년 군산시의 인구는 10만 2327명에서 25만 884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나, 서천군의 인구는 16만 1159명에서 5만 3620명으로 대략 1/3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특히, 1990~1995년 군산시 인구의 증가 규모가 최대치에 이르며, 동시에 서천군 인구의 감소 규모 역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완공된 금강 하굿둑이 두 지역 간 인구 규모의 격차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1990~1995년 군산시 인구의 급증은 1995년 옥구군이 군산시에 통합된 영향이 크다. 1990년 군산시 인구는 21만 8112명, 옥구군 인구는 6만 8844명으로, 두 지역의 인구는 28만 6956명인 반면, 1995년 통합 이후 군산시 인구는 26만 6340명이다. 군산시 역시 서천군보다 정도는 약하나 감소를 경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지역의 인구 규모는 자연적 요인인 출생과 사망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인 지역 간 이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서천군의 전입자 수는 1986~1994년 기간 동안 초기에 증가하다가 1989년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나 군산시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출자 수 역시 전입자 수와 유사한 시계열 추세를 보인다. 전입자 수에서 전출자 수를 뺀 순전입자 수에서 서천군은 분석 기간 전체에서 음의 수치를 나타내며 중간 시점에 4,000명대 중반의 순전출을 기록한다. 반면, 군산시는 1990년에 가장 큰 순전입을 나타내나 전체 기간에서는 순전입과 순전출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강 하굿둑 건설 이후 서천군과 군산시 인구 변화]
1990년을 전후로 서천군과 군산시 각각의 인구 변화에 대한 분석 결과는 금강 하굿둑 건설로 인하여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서천군은 부정적 영향을 받은 반면 군산시는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 규모의 변화는 금강 하굿둑 건설과 무관한 지역 고유의 요인에 의한 추세적 변화일 수도 있어, 인구 구조에서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연령대별 인구 비중의 변화를 1980~2000년의 기간에 걸쳐 분석한다. 1980년을 기준으로 서천군은 군산시에 비하여 10~14세 2.0%p, 40~44세 0.3%p, 45~49세 0.9%p, 50~54세 1.0%p, 55~59세 1.1%p, 60세 이상 3.1%p에서 해당 연령대의 지역 내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1985년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서천군은 군산시에 비하여 10~14세 1.1%p, 40~44세 0.1%p, 45~49세 1.4%p, 50~54세 1.9%p, 55~59세 1.6%p, 60세 이상 4.8%p에서 해당 연령대의 지역 내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1980년의 경향과 대체로 유사함을 볼 수 있다. 1990년 금강 하굿둑 건설 이후 시점인 1995년과 2000년의 경우 역시 50세 이상의 비중에서 서천군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그 정도는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60세 이상의 비중에서 서천군은 군산시에 비하여 1995년 10.4%p, 그리고 2000년 16.0%p 높게 나타난다.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의 변화에서 서천군과 군산시 지역이 상이한 경향을 보이는 이유는 군 지역으로서 서천군의 더욱 빠른 고령화에 기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강 하굿둑의 건설로 인하여 세대별 두 지역 간 이동이 상이하게 나타나기 때문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더욱 도시화된 지역일수록 문화와 여가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고, 이에 대한 선호가 젊은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젊은 세대의 서천군에서 군산시로의 거주지 이전이 변화를 이끈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수 있다. 단적으로, 서천군의 20~24세 인구는 1980년 1만 457명에서, 1985년 8,366명, 1995년 6,283명, 2000년 3,828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한 반면, 군산시의 같은 기간 해당 인구는 1980년 2만 8263명에서 2000년 2만 4804명으로 완만하게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금강 하굿둑 건설을 전후로 군산시의 20~24세 인구는 1985년 2만 8133명에서 1995년 2만 7548명으로 극히 일부 감소하여 금강 하굿둑이 두 지역 간 인구 변화 및 이로 인한 해당 지역 경제에 대한 상반된 영향을 초래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역 간 이주가 가져온 서천 인구 감소 위기]
특정 세대의 인구 비율에서 지역 간 차이는 인접한 두 지역 간 이주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군 지역에서 보다 심각하게 나타나는 저출산·고령화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구 변화를 출생과 사망에 의한 자연적 변화와 지역 간 이주에 의한 사회적 변화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자연적 변화를 통제한 이후에 사회적 변화의 결과만을 가지고 금강 하굿둑에 의한 영향을 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연령대별 접근법 혹은 조성법, 즉 특정 시점에서의 연령대별 인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이를테면, 특정 지역에서 1985년 10~14세 인구와 1995년 20~24세 인구를 비교하되 사망에 의한 생잔율을 반영함으로써 지역 간 이주에 의한 변화를 추정한다.
서천군을 먼저 살펴보면, 1985년 10~14세 인구는 1만 4666명이었으나 1995년 20~24세 인구는 6,283명으로 8,383명 감소하였음을 볼 수 있다. 젊은 세대의 낮은 사망률을 감안하면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지역 간 이주에 의한 결과로 간주할 수 있다. 1985~1995년 동안, 20~59세까지 5세 단위의 모든 코호트(cohort)에서 인구의 감소율 폭이 군산시에 비하여 서천군에서 확연히 크게 나타난다. 이를 통하여 두 지역 간 이주, 특히 서천군에서 군산시로의 이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서천군과 군산시 지역 간 이주는 1990년을 전후로 금강 하굿둑의 건설에 의한 영향으로 볼 수 있으나, 두 지역을 제외한 제3의 지역 이주에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하지만, 금강 하굿둑 건설과 같은 큰 변화가 없이 단순한 추세에 의한 제3지역과의 이주로 이러한 변화가 야기되었다면, 다른 분석 기간에도 유사한 이주를 나타내야 할 것이다. 분석 기간을 1980년과 1985년 두 시점으로 한정할 경우 서천군은 여전히 모든 연령대에서 인구가 감소하나 변화율의 정도는 1985~1995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비하여 작고, 군산시도 서천군과 대체로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1995년과 2000년 두 시점 간 인구의 변화에 대한 분석 결과는 두 지역에서 연령대별 인구 변화 흐름이 더욱 명확히 대조됨을 볼 수 있다. 20대와 30대 전반의 경우 서천군에서는 1980~1985년 기간에 비하여 1995~2000년 기간에 인구 감소율이 커졌으나, 군산시는 인구 감소율이 작아지거나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로 전환되었다. 두 지역 간 이러한 상반된 변화는 금강 하굿둑 건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의의와 함의]
도시 효용 곡선은 도시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당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얻는 효용의 변화를 나타내며, 통상 역U 자의 형태를 보인다. 도시의 인구가 커짐에 따라 처음에는 집적의 경제로 인한 긍정적 외부 효과가 발생하여, 노동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는 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져 효용이 증가한다. 또한, 더 큰 도시가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의 만족 역시 높다. 하지만, 도시 인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도시의 과도한 팽창이나 밀집으로 혼잡이 발생하고 더욱 높은 수준의 교통 혼잡, 소음, 공해, 지대 등 혼잡 비용이 집적에 의한 편익을 능가하여 효용이 오히려 감소한다. 금강 하굿둑 건설로 지역 간 이주가 훨씬 용이하게 됨으로써, 서천군 인구 규모는 인근 군산시로부터 부정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초기에 인구 규모가 다르나 효용 수준이 동일한 두 지역에서 금강 하굿둑 건설로 지역 간 이주가 야기되고, 다시 두 지역 간 도시 효용에서의 격차를 유발하여 이주의 규모가 더욱 확대되는 자기 강화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통상 도시 효용 곡선이 역U 자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하는 군산시에서도 긍정적 효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두 지역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여 금강 하굿둑을 매개로 권역을 형성하는 동시에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