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5010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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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墓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 5대조 이상의 조상 묘를 찾아가 지내는 제사.
[개설]
묘제 는 돌아간 조상의 묘 앞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중국의 예법서 『가례(家禮)』에 따르면 4대 조상까지의 묘제는 음력 3월 중 택일하여 지내고 5대부터는 10월 초하루에 올린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시제(四時祭)라 하여 정초, 한식, 단오, 추석에 제사를 지내는 전통이 있어서 사시제에 따라 우리나라의 4대 명절을 꼽아 왔다. 그리고 사시제 때에 조상의 묘를 찾아서 제사하였다.
현대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는 묘제가 봄과 가을의 두 번 또는 가을에 한 번 지내는 제사로 정착되고 있으며, 주로 음력 10월 중에 한 번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봄철의 경우 한식이나 한식 즈음의 날을 택일하고 가을의 경우엔 음력 10월 중에 문중인이 두루 참여할 수 있는 날로 정하여 묘제를 모신다. 제사 대상도 5대조 이상으로 정하고 각각의 묘소 앞에서 의례를 치른다.
[연원 및 변천]
묘제 관습은 『주자가례(朱子家禮)』, 『사례편람(四禮便覽)』 등의 예법에 영향받으면서 전승되어 왔다. 근대기와 현대기에 이르러 묘제 관습은 크게 위축되었는데, 특히 산업 사회 시기에 이르러 조상에 대한 제의를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고 젊은이들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묘제 문화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서천 지역에서도 문중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묘제 참여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절차]
서천 지역의 묘제는 돌아간 5대조 이상의 조상을 대상으로 지낸다. 보통 파(派)의 시조를 중심으로 그 아래 직계 조상의 묘역을 돌아가며 제사를 지낸다. 2000년대 이후로는 묘제의 편이를 위하여 선산이나 납골당을 조성하여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조상 묘의 유골을 한 장소에 모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문중에서는 이렇게 묘소를 모아 둔 장소에 이웃하여 사당을 짓고 별도로 신주를 모시고 나서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제사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또 사당이 아니더라도 모아 둔 묘소의 전면에 상석과 위패를 갖추어 놓고 한꺼번에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묘제 의 의례 절차는 기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손들이 묘역에 다다르면 묘소 전면에서 묘역을 향하여 읍(揖)을 한다. 그리고 대표자 한 사람이 술, 과일, 포 등 간단한 제물을 가지고 묘소보다 위로 올라가 바닥에 한지를 깔고 포와 과일을 놓고 나서 술을 따른다. 그러고는 미리 준비한 산신축(山神祝)을 낭독하고 재배한다. 이처럼 산신제를 지내는 것은 해당 묘소가 속한 산의 산신에게 조상을 품어 준 데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오늘 묘제를 지낸다고 알리고자 함이다.
산신제를 마치고 나면 바로 묘 전면의 상석에 미리 준비하여 간 제물을 차려 놓는다. 예전에는 종손이나 유사(有司)가 제물을 직접 준비하였는데, 근래에는 서천읍이나 면 소재지의 전문 제사 음식점에서 제물을 맞추기도 한다. 제물을 모두 차리면 종손이 중앙으로 나와 향과 술로 조상의 혼령을 맞이하는 분향강신(焚香降神)을 하고 다 함께 참신재배(參神再拜)를 한다. 이어 초헌관이 앞으로 나와 술을 올리고 축관이 고축(告祝)한다. 고축을 마치면 초헌관이 일어나 재배하고 물러난다. 뒤이어 아헌, 종헌의 절차를 거치고 조상의 혼령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둔 뒤, 차를 올린다. 이어 잠시 여유 시간을 두었다가 제사에 참여한 이들 모두 재배하며 이별을 고한다.
[현황]
서천 지역에서는 음력 10월에 묘지에서 행한 묘제를 시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산소가 없어졌거나 사정상 갈 수 없을 때 연고지에 단을 설치하고 제사를 지내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 묘제는 조상의 묘소에서 지내는 것이니, 사당에서 행하는 시제와는 제사의 성격과 예법이 다르다. 애초에 시제와 묘제는 서로 다르니, 시제는 계절제의 의미가 강하고 묘제는 조상의 묘를 살피면서 제사를 겸한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묘제와 시제를 구분하는 이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