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501047
한자 回甲
이칭/별칭 환갑,화갑,주갑,환력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서천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익

[정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 사람의 나이가 61세 되는 해에 맞는 생일 의례.

[개설]

육십갑자(六十甲子)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순차로 배합하여 60가지로 늘어놓은 것이다. 회갑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본래의 갑자로 돌아왔다는 뜻이니, 곧 61세가 되는 해를 가리킨다. 환갑(還甲), 화갑(華甲), 주갑(周甲), 환력(還曆) 등으로도 불린다.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는 예부터 사람이 회갑을 맞이하면 이를 기념하고자 주로 자녀들이 잔치를 열고 일가 친척과 이웃들을 초청하여 회갑 당사자를 축하하여 준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평균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사람이 태어나서 육십갑자를 살아도 장수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리하여 회갑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 생각하고 회갑을 기념하여 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이렇게 회갑 잔치를 여는 풍속은 서천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전하여 오고 있다.

[연원 및 변천]

회갑 에 대한 옛 기록으로, 조선 전기에 간행된 『고려사(高麗史)』와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는 고려 후기에 충렬왕이 회갑을 맞아 죄인을 사면하였다는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도 회갑에 대한 기록이 보이는데, 1682년(숙종 8) 10월 9일 기사에 “민간의 미천한 백성도 부모의 회갑을 맞으면 술을 거르고 음식을 준비하여 친족을 모아 경하한다.”라고 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서천 지역에서는 회갑 때 잔치를 여는 풍속이 1990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다가 2000년대로 넘어서면서 점차 쇠퇴하여 가는 양상이다. 당사자의 집 앞마당에서 하던 잔치도 1990년대 이후에는 음식점으로 옮겨졌다. 특히 의학의 발달 등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난 2000년대 이후로는 60의 나이를 장수로 보지 않으면서 가까운 형제와 가족들끼리 모여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가지는 정도로 과거의 회갑 잔치를 갈음한다. 참고로, 2022년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약 83세이다.

[절차]

회갑 은 장수를 뜻한다. 따라서 자녀는 회갑을 맞이한 부모의 장수를 기념하고 만수무강을 기원하고자 잔치를 베푼다. 잔치는 회갑 당일 이른 아침에 대청이나 마당에 큰 상을 차려 준비한다. 회갑 잔치는 ‘산[生] 제사’, ‘산 사람 제사’라 하여, 상 위에 제사상과 다름없이 각종 떡을 비롯하여 부침개, 누름적, 유과, 과일 등으로 풍성한 음식을 차려 놓는다. 회갑상 위의 음식이나 과일은 한 자[약 30.3㎝] 이상의 높이로 쌓는 것을 볼 수 있다. 높이가 높을수록 정성이 담긴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의례가 시작되기에 앞서 회갑을 맞이하는 갑주(甲主) 또는 부부가 회갑상의 머리에 나란히 앉는다. 그러면 그 맞은편에 자녀들이 늘어선다. 이어 사회를 맡은 집례(執禮)가 회갑 잔치의 시작을 알리면 장남 부부가 앞으로 나와 부모에게 술을 올린다. 이들 부부는 부모에게 절을 올리고 미리 준비하여 두었던 선물을 드린다. 또 부모의 회갑을 축하하며 장수를 바라는 덕담을 올리는데 이를 헌수례(獻壽禮)라고 한다. 장남의 헌수례가 끝나면 자녀들이 순서에 따라 차례로 나서서 절을 올리고 역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한다. 그 밖에도 친인척 등이 나와서 절을 올리고 회갑을 축하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련의 헌수례를 마치고 나면 기념 촬영을 하고 이어서 본격적인 잔치에 들어간다. 일가친척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두루 참여하여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고 술잔을 기울인다.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서천 지역에서는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실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의 회갑 잔치를 함께 열기도 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아버지는 회갑 잔치를 하지만, 어머니는 회갑 잔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였다.

1950년대부터는 회갑 잔치 때 사진사를 불러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살림살이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회갑 때 사진은 다 찍었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회갑 잔치에서는 사진사가 준비하여 온 정자관(程子冠)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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