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일대에 전하여지는 나교리 박씨 집성촌에 대한 이야기.

[개설]

「타성은 떠나는 나교리 박씨 마을」은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나교리(羅橋里) 박씨(朴氏) 집성촌의 마을 유래담이다. 나교리에는 다른 성씨의 사람들은 없고 박씨들만 모여 살고 있다. 간혹 혼인 등으로 나교리에 타성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내 떠나 버리고 만다. 박씨들이 타성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텃세를 부리지도 않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모두 떠나 버려 나교리에는 모두 박씨 일가만 남아 살게 되었다.

[채록/수집 상황]

「타성은 떠나는 나교리 박씨 마을」은 2015년 12월 8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간행한 『증편 한국구비문학대계』4-8-충청남도 서천군에 수록되어 있다. 2010년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원산리 주민 박병철에게 채록하였다.

[내용]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나교리에는 다른 성씨의 사람들은 없고 박씨들만 모여 살고 있다. 제보자의 9대조가 학식과 덕망이 높고 사람들에게 신망도 높았는데, 원래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에 살았다. 나라에서 벼슬을 하라고 하여도 마다하고 후진을 양성하기 위하여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 태양리로 옮겨 와서 살았고, 그 뒤 제보자 9대조의 아들 대에서 한산면 나교리로 옮겨 와 후손들을 교육시켜 왔다고 한다.

처음 나교리에는 황씨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황씨 후손들이 모두 떠나가고 없다. 그래서 나교리에는 지금 타성 사람들이 없다. 나교리가 번창할 때는 100호가 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박씨들만 살아왔다. 나교리에 사는 박씨들은 본관이 밀양인데, 한산면 일대에서는 박씨들을 ‘밀양 박씨’라고 부르지 않고 ‘나교리 박씨’라고 부를 정도이다. 타성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잘 알 수가 없다. 간혹 혼인 등으로 연결이 되어 나교리에 타성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내 떠나 버리고 만다. 박씨들이 타성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텃세를 부리지도 않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모두 떠나가 버려서 나교리에는 박씨 일가만 남아서 살고 있다.

[모티프 분석]

「타성은 떠나는 나교리 박씨 마을」의 주요 모티프는 집성촌과 나교리 박씨이다. 이야기에는 나교리에 대대로 살아오고 있는 박씨 일가 사람들이 등장하고, 한편으로는 나교리에 들어왔다가 이내 떠나 버리는 다른 성씨 사람들, 즉 타성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나교리는 밀양 박씨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예로부터 전통 마을에는 같은 성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 많았다. 인구의 사회적 이동이 적었던 전통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였다.

하지만 한 마을에 다른 성씨는 거의 없고 한 성씨의 일가친척들만 산다면 마을이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과 자원의 이용이 특정 성씨 집단에 의하여 독점된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다양한 성씨 집단이 어우러져 협력하고 견제하는 과정에서 공존과 협력과 조화의 가치를 추구하여야 하는 인간 사회의 보편적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마을 구성은 마을의 특정 성씨 집단이 다른 성씨 집단의 사람들, 즉 타성 사람들에 대하여 배타적 친족 결속력을 보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여기는 시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교리의 박씨들이 타성 사람들에게 텃새를 부리거나 괴롭히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이러한 독점적 친족 구성이 박씨들의 배타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설명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