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신앙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501083
영어공식명칭 Village Worship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서천군 전역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효경

[정의]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하여 지내는 마을 공동체의 신앙 의례.

[개설]

마을 신앙은 충청남도 서천군의 각 마을에서 마을의 안녕, 풍작이나 풍어 등 마을 공동체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행하는 의례 행위를 말한다. 서천군은 농촌과 어촌이 공존하는 지역인데, 마을 신앙은 각 마을의 특색에 맞게 산신제, 장승제, 답제, 용왕제, 노신제 등의 마을 공동체 의례로 발전하여 왔다. 이를테면, 마을이 있는 위치가 산을 배경으로 한다면 산신제가 전승되고, 마을 어귀에 장승·탑·선돌 따위가 있으면 장승제나 탑제가 분포하였다. 이러한 마을 신앙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의 종교 의례와는 별개로 행하여지면서 각 마을의 문화와 전통을 바탕으로 전승되어 왔다.

[마을을 보호하는 산신과 당산신, 상당신]

서천군의 내륙이나 해안의 자연 마을들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산신을 위한다. 마을 뒤편에 있는 산 중턱의 소나무나 떡갈나무, 수령이 수백 년 된 소나무 등을 신체로 모신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흙벽에 초가를 얹은 단칸 건물을 제당으로 지어 놓은 마을도 있다. 해안 마을에서는 서낭신을 주신(主神)으로 모시지만, 주신과는 별개로 먼저 산신을 위한다.

산신은 서천군 전역에서 마을의 안녕을 주관하는 신령이자 가장 높은 신령으로 여겨진다. 산이 매서운 바람을 막아 주고, 땔감이나 식량, 지하수 등의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여 주기에 서천 지역 사람들의 삶을 보호하는 동시에 윤택하게 하는 존재로 모셔진 것이다. 일부 마을에서는 산신을 당산신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역할은 산신과 다르지 않다. 이들 신령은 마을을 수호하는 신령이며 하당신(下堂神)과 대비되는 높은 신령, 즉 상당신(上堂神)으로 여겨진다.

[해안에 당신으로 모셔진 서낭신]

서천군의 해안 지역에서는 산신과는 별개로 서낭신을 주신으로 모신다. 서천 지역의 서낭신은 내륙에 존재하는 신령이라기보다는 바다를 관장하는 신령으로 믿어진다. 서면 일대에 는 현재까지도 서낭신을 모시는 마을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마을은 마량리이며, 이웃하고 있는 도둔리에 속한 남촌·내도둔·홍원·요치 등의 마을과 월호리 월하성마을에서도 서낭신을 주신으로 모신다. 해안 마을은 농업의 비중이 적고, 생명을 위협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바다에서 일을 해야 하므로 그러한 환경에 적합한 신령으로 서낭신을 모시는 것이다.

해안 지역에서도 마을에 따라서는 서낭신과 더불어 산신에 대한 신앙이 별도로 존재하는 곳이 있다. 이런 경우 산신이 전지전능한 존재인 것과 달리, 서낭신은 어업에 특화된 신령으로서 풍어와 어부의 안전을 관할하는 신령으로 인식되어 마을뿐 아니라 어선에서도 모신다. 특히 현대화, 산업화에 따라 빠르게 소멸된 산신과 달리 서낭신은 여전히 어업의 신령으로 기능하고 있다.

[마을 어귀에 모셔진 다양한 직능의 하당신]

서천 지역에서는 자연 마을 어귀에 다양한 신령을 모셔 왔으니, 마을 어귀나 중앙의 둥구나무, 식수를 제공하는 마을 공동 우물, 험상궂은 얼굴로 잡귀 잡신을 물리치는 나무 장승, 돌을 쌓아 올려 탑처럼 만든 돌탑, 막돌을 쌓은 돌무더기나 잡목의 서낭당 등이다. 더구나 특별한 신체가 없이 세 갈래 길에서 모시는 거리신도 있다. 서천 지역에서는 이들 하당신을 하나만을 모시기보다는 거리제-용왕제, 샘제-장승제, 요왕제[용왕제 또는 샘제]-거리제 등으로 2개 이상의 신령을 중첩하여 모신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들 신령은 정월 초승이나 대보름에 주민의 안전과 마을의 평안을 위하여 마을 안에 있는 온갖 잡귀 잡신을 마을 밖으로 내쫓는다고 믿어진다.

[급속히 소멸되어 가는 서천군의 마을 신앙]

서천군에는 현재까지 전승되는 마을 신앙의 수가 매우 적다. 200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산신제, 장승제, 거리제 등의 마을 제사를 지냈다. 서천문화원의 1992년 조사에는 28개 마을에서 제사가 거행된다고 보고되었으나, 2024년에 확인한 결과 8개 마을만이 행할 뿐이다. 마서면 남전리 백사마을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로 몇 년간 당산제와 장승제를 중단하였으며, 상황이 나아진 후로도 지금까지 제사를 지내고 있지 않다. 이처럼 서천군의 마을 신앙은 급속도로 소멸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돌발적인 변수 외에도 2000년대를 기점으로 이루어진 주민들의 세대 교체가 가장 큰 영향으로 지적된다. 또한, 사회적·문화적 변화 속에서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마을 신앙의 유의미함마저 시들어 가고 있으며, 불교·개신교·천주교 등의 종교 공동체가 지역 사회에 확산되고 마을 신앙의 자리를 대체하여 가면서 복원의 기회도 사라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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