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5010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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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草墳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 시신을 풀로 덮어 두는 장례 방법.
[개설]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주로 섬 지역에 분포하는 초분(草墳)은 우리나라 서남 해안과 섬 지역에 널리 나타날 만큼 일반적인 장례 방법의 하나였다. 초분은 장사를 지내고 나서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 시신을 다시 옮겨 묻는 ‘두벌묻기[이차장(二次葬)]’ 방식의 장례법이다. 먼저 일차적으로 볕이 잘 드는 장소에 풀 무덤 형태로 장례를 치르고 나서, 시간이 흘러 시신의 살이 썩고 뼈만 남게 되면 수습하여 매장한다. ‘초분’이라는 명칭은 글자 그대로 풀 무덤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연원 및 변천]
초분 은 조상의 시신을 오래도록 가까이 두려는 전래 풍속에서 유래하였다. 우리나라 내륙에서도 빈장(殯葬)이라 하여 염한 시신을 임시 막사에 두고 상주가 지키는 관습이 있는데, 이러한 관습은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에도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한 것으로 전한다. 이렇게 시신을 매장하지 않고 오래 두게 되면 부패와 냄새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연유로 빈장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초분은 빈장에서 좀 더 발전한 형태의 장법이며 장례 장소도 마을에서 일정한 거리를 떨어진 곳으로 정하였다.
[절차]
서천 지역에서 초분 장소로 선택되는 곳은 산 중턱이나 개인 소유의 전답이다. 2~3평[약 6.6~9.9㎡] 남짓한 공간을 평평하게 고르고 나서 그 가운데에 통나무로 간이침대 또는 평상 형태의 구조물을 놓아 일종의 ‘건조대’를 만든다. 그러고는 그 위에 죽은 이의 시신을 올린다. 지역에 따라서 관을 올려 놓는 사례도 전하지만, 원시적인 형태는 죽은 이의 시신을 놓아 두는 것이다. 이후로 주변에 돌담을 쌓아 두르고 그 위에 이엉을 엮어 지붕을 올린다. 지붕의 상단에는 용마름[‘ㅅ’ 자 모양으로 엮어 초가 지붕마루에 덮는 이엉]을 덮어 마감한다. 그리고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하려고 용마름에 새끼줄을 묶어 사방에 고정하거나 새끼줄의 하단에 돌덩이를 묶어서 돌이 줄을 고정하도록 한다. 사례에 따라서는 초분 주위에 다시 높이 1m 남짓한 돌담을 두르는 것도 있다.
초분 을 유지하는 기간은 사례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시신이 썩어서 뼈만 남게 되는 시간에 비례한다. 10년 이상 장기간 놓아 두는 경우도 있고 2~3년 만에 거두는 경우도 있다. 이차장을 할 때에는 유족들이 풍수를 따져 매장할 자리를 정하고 유족들이 초분에 남겨진 유골을 직접 수습하여 장지로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