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501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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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函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서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 혼인 때 신랑집에서 예단이나 예장을 넣어 신붓집에 보내는 나무 상자.
[개설]
함 은 혼인을 앞두고 신랑집에서 신붓집에 보내는 나무 상자이다. 함 속에는 신부집에 예물로 보낼 예단(禮緞)과 신부의 부모에게 보내는 혼서지(婚書紙)·납폐문(納幣文) 등의 예장(禮狀)이 들어 있다. 혼서지는 신랑의 부모가 신부의 부모에게 딸을 보내 주는 것에 대하여 감사를 표현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납폐문은 신랑집에서 신붓집에 보내는 예물이나 물건의 품목을 적은 문서이다. 신랑의 가정이 넉넉하면 신붓집에서 여는 잔치에 물품을 보조하기도 하는데, 납폐문은 신랑집에서 보내 주는 물품을 적은 문서이다.
충청남도 서천 지역에서는 함을 지고 신붓집으로 전달하러 가는 이를 함진아비라 하는데, 복이 있는 사람이 함진아비를 하여야 신랑 신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결혼한 사람 중에서 자식을 두었고 성품도 선한 사람을 골라 함진아비를 맡겼다.
[연원 및 변천]
함 을 전달하는 과정은 전통 혼례 절차 중 납폐 또는 납징(納徵)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행은 조선 후기의 예절서 『사례편람(四禮便覽)』에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 이미 정착된 혼례 문화로 보인다.
[절차]
근대와 현대에는 혼례날을 1~3일 앞두고 함을 전달하였다. 함 속에는 치마저고리용 채단과 혼서지, 폐물 등을 넣어 보냈다. 서천 지역에서는 향낭(香囊)을 넣기도 한다. 향낭에 다산, 부귀, 다복, 길운을 상징하는 고추, 수수, 목화씨, 향, 팥, 콩 등을 넣는다.
또 함을 보낼 때 신랑집에서 남녀의 혼인을 의미하는 찹쌀·팥 시루떡 두 켜를 하여 보낸다. 상 위에 떡 시루를 올려놓고 함진아비는 신랑의 부모에게 절을 한 후 함을 지고 신붓집으로 간다. 신붓집에 도착하면 신부 측에서는 함 받을 장소를 마련하고 상 위에는 떡시루를 올려놓는다. 함을 상 위에 내려놓으면 신부의 아버지가 상을 향하여 두 번 절한다. 신부의 어머니는 함을 안방으로 들고 들어가 일가친척에게 물목(物目)[납폐문], 혼서지, 채단을 두루 보여 주고 다시 함 속에 넣는다. 신부 측은 신랑 측 일행에게 후하게 음식을 대접하여 주었고, 여건에 따라 다소의 노자를 주어 노고를 위로한다. 그리고 함 떡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신부의 주발 뚜껑으로 밤, 대추와 함께 떠서 신부에게 먹이는데 이것은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행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현대에는 신랑 신부의 신혼여행용 가방을 함으로 많이 이용한다. 함진아비는 주로 신랑의 친구들로 구성된 ‘우인’이 맡는데, 친구 중에서도 결혼하였거나 자녀를 둔 사람이 함진아비가 된다. 함을 전달할 때에는 여러 명의 친구가 함께 간다. 그리고 신붓집의 대문에 들어서기까지 “함 사시오!” 하고 외치며 함 값을 흥정하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근래에는 이러한 함 팔기 풍속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